도요타의 반격 Scion Rock Fest by Hani



다가오는 2월 28일은 원래 Tyr, Alestorm, Suidakra 공연을 보러 가는 날... 
그런데 어제 공연 정보를 찾아보던 중 다소 충격적인 소식을 접했다.
Tyr 애틀랜타 공연이 웬 듣보잡 페스티벌에 포함돼 있는게 아닌가.
"Scion Rock Fest" 라는 당일치기 락페스티벌이 애틀랜타에서 열린다는 소식이었다.
게다가 무료 입장?!

일단 라인업은 좀 있다 살펴보도록 하고...
Scion 락페라니.. 도대체 Scion이 뭐길래?

페스티벌 홈피에 가봤더니, Scion은 경차를 생산하는 도요타의 하위 브랜드였다.
캠리나 렉서스의 인지도에 비할 바는 안되겠지만, 북미 대학생들 사이에선 인기가 좋다고..
젊은층을 타겟으로.. 아기자기하고 편리한 인테리어와 귀여운 외관, 매우 다양한 액서세리/옵션,
그리고 꽤 괜찮은 오디오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다고 한다.
(광고하는거 아님. 좋으면 비싸겠지 뭐-_-)



위는 실제 판매 모델, 아래는 컨셉카인 듯.. 경차 치고 이쁘긴 하다.

어쨌든 주위에 남자 동료, 선후배들이 자동차 얘기라면 껌뻑 죽는 것과 달리..
난 도무지 차에 대해 관심이 없는 변종인지라..(굴러다니고 오디오만 잘나오면 됨)
사이언이건 렉서스건 그저 락페스티벌만 열어주면 땡큐베리마치 라는거다.ㅎㅎ

그럼 도요타가 왜 뜬금없이 무료 락페스티벌을 열까?

사실 경쟁사인 혼다는 2001년부터 매년 인기 락/펑크 밴드를 앞세워 "혼다 Civic 투어"를 해왔다.
(Civic 역시 젊은층 타겟의 중소형차 모델이다.)
혼다 Civic 투어 역대 라인업



왼쪽 위부터: Blink 182, Everclear, Maroon 5, Dashboard Confessional, Panic at the Disco,
Incubus, Good Charlotte, New Found Glory, Black Eyed Peas, Fall Out Boy


헤드라이너만 저 정도고, 서포터는 Motion City Soundtrack, +44, The Academy Is,
The Donnas, The Get Up Kids, Thrice, Less Than Jake, MXPX, Stretch Arm Strong,
Hoobastank, Alkaline Trio, No Motiv, Sum 41, Head Automatica, The Phantom Planet,
The Pussycat Dolls
등등

헐 이건 뭐... 미국에서 인기 좀 있다 하는 팝락/팝펑크 밴드들의 집대성이다.
이런 탑클래스 밴드들을 내세워 빠돌/빠순이들미래의 고객들에게 스타 마케팅을 펼쳐온 것.
이 정도면 광고/이미지 상승 효과가 확실히 나타나지 않을까?
(게다가 저 손발이 오그라드는 Civic 광고 샷들ㅋㅋㅋ 타보니까 좋아? 응?ㅋㅋ)


여하튼, 혼다는 락음악으로 젊은층을 사로 잡으려는 노력을 일찌감치 해왔다는 거고..
이번에 단독 락페를 개최하는 도요타는 오히려 좀 늦은 감이 있다.

자 그럼 Scion Rock Fest는 어떨까? 팝펑크 아이콘들을 상대로 제대로 반격할 수 있을까?
그러나 라인업을 보고 깜짝 놀랐다. 말이 "락"페스티벌이지, 후덜덜한 포스를 풍기고 있기 때문..
지금까지 공개된 Scion 락페의 라인업이다.

Mastodon
Neurosis
High on Fire
Boris
1349
Cryptopsy
Torche
Nachtmystium
Wolves in the Throne Room
Baroness
Harvey Milk
Kylesa
Zoroaster
Withered
Krallice
Toxic Holocaust
Skeletonwitch
Rwake
A Storm of Light
Warbringer
Salome
Suidakra
Tyr
Alestorm
.....and more!!


처음 라인업을 읽었을 때 눈을 의심했다.
저 포스터랑 홈페이지가 없었다면, 누가 뻥치는 줄 알았을거다.
나름 빡센 분야에서 현재 한창 뜨거운 밴드들만 모아둔 라인업 아닌가.
게다가 그 바닥 전설로 통하는 밴드들도 몇몇 포진해 있고..

물론 유럽의 여름 페스티벌과는 동떨어진 (메탈헤드에겐 좀 심심한) 라인업이지만,
스토너/슬럿지/둠/포스트메탈 팬들은 아마 눈이 뒤집힐거다.
그 방면 문외한인 나조차도 최소한 이름은 알만한 밴드들로 도배를 해놨으니..
게다가 언제 미국에 이런 라인업의 페스티벌이 있었나.
시카고, 뉴욕, 보스톤에서 내려온다고 하는 팬들의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대체로 (남부에서 인기 있는 장르인) 슬럿지 메탈 밴드가 주로 포진해 있긴 하지만,
Frost가 멤버로 있는 노르웨이 블랙 메틀러 1349도 있고,
숲 속에 산다느니 하는 소문으로 더욱 인기를 얻어, 지금은 개나소나 다 좋아한다는
워싱턴주의 농촌(?) 블랙 메틀 밴드 Wolves in the Throne Room도 있고,
역시 USBM 팬들로부터 칭송이 자자한 뉴요커 Krallice 등
평소 보고 싶었던 블랙 메탈 밴드들을 직접 볼 좋은 기회다.

Withered, Nachtmystium에도 관심이 좀 가고..
딱히 스래쉬 고정팬은 아니지만 라이브가 재미날 것 같은
Toxic Holocaust, Warbringer, Skeletonwitch도 포함되어 있어..
가장 보고 싶은 Tyr, Alestorm, Suidakra가 매우 뜬금없어 보일 정도로 빡센 라인업이다.
(이 페스티벌에선 Tyr와 Suidakra가 듣보잡 밴드로 치부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ㅋㅋ)


여기서 도요타의 의중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데...
Mastodon, Neurosis 멤버들이 Scion 타면서 "와우 승차감 굿, 연비 굿!!" 
이런 멘트를 날리는게 도무지 상상이 안된단 말씀.. 대체 어떤 복안이 있는건지?

프로젝트 책임자가 대단히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인걸까
장르 불문하고 페스티벌 프로모터에게 캐스팅 전권을 위임한걸까
그냥 개런티 싼 애들로 저비용 고효율을 노린걸까
아니면 언더그라운드 음악 매니아일수록 '충성도'가 높다는 것까지 감안한 걸까 ㅎㅎ

어쨌든 페스티벌 자체는 성공할 것 같다.
무료인데다.. 장소도 크지 않은 편이라 오히려 많은 팬들이 입장 못하고 되돌아가는 사태가 생길지도..
뭣보다 라인업이 꽤나 매력적이지 않은가.
그리고 저게 다가 아니라 앞으로 10 밴드 이상 더 추가된다는 소문.



자..... 이 쯤에서 현대 자동차에게 진심어린 충고를 하나 하고 싶다. -_-
잘나가는 혼다, 도요타도 젊은층에게 브랜드/모델 이미지를 어필하고자 이런 노력을 기울이는데..
소나타? 제너시스? 앞으로 계속 팔아먹으려면 TV, 신문, 전단지 광고만으론 부족하다.
지금이야말로 충성심 많은 메탈 팬들을 공략해야 할 때!!! (요즘 메탈의 인기도 부활했겠다..)
(어차피 다른 장르는 혼다, 도요타, 핫토픽, 락스타 드링크에 다 선수를 뺏겼으니)

농담이 아니라 정말 바켄이나 그래스팝 같은거 북미에 하나 만들면 대성공 할 것 같은데..
(소나타 아티카 불러서 소나타 태우고, 모터쇼엔 모터헤드 불러오고..)
그러면 어메리칸 메탈헤드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북미, 유럽 시장 인지도 상승 효과 뿐 아니라 중남미 시장은 거저 먹을거다.
기아도 지금 론칭하는 Soul 광고하려면 Heavy Metal Soul 페스티벌 하나 만들면 만사형통.
진짜 하나 만들어만 준다면, 기아 오픈 에어 같은 이름도 기꺼이 용서해 줄 수 있다. -_-

국내 자동차 업계가 제발 고정관념에 사로잡히지 않았으면 좋겠다.
왜 자동차 옆엔 항상 늘씬한 미녀가 서있어야 하며..
자동차 광고는 항상 세련되고 품위 있는 이미지여야 하는가..
이제 미개척된 새로운 소비자층을 찾아서 어필해야 할 때다.


(그런 의미에서 만들어본 현대 제너시스 광고 콘티 - 메탈헤드 마케팅 버전)





      







덧글

  • focus 2009/01/19 11:12 # 답글

    국내는 수입차 대부분이 호텔에서 신차 공개를 하고, 국내 생산차는
    워낙 애국심에 호소하여 이런류의 락페스티벌은 기대하기 어렵겠네요..

    TYR 은 저도 무지보고 싶습니다..^^

  • Hani 2009/01/20 07:16 #

    아 국내 소비자만 봉으로 아는건 정말 없어져야 할텐데요..
    현대 자동차... 미국에선 실직하면 자동차 물려주는 프로그램으로 엄청 이슈라고 하던데요.. 국내에선 꿈도 못 꿀 일이죠..
  • bapool 2009/01/19 11:58 # 삭제 답글

    1349말고는...-_-;;
    기아락페스티벌은 왠지 기아에 허덕이는 난민을위한 락페스티벌 같지않아?
    소나타아티카 태워줌서 소나타홍보하면 중장년층 공략이자나..(소나타도 나이가 삼십줄)
    그래서 안하는거 아닐까? ㅋㅋㅋ


    Civic은 드라이브용 라인업이군...
  • Hani 2009/01/20 07:21 #

    긍까 소나타 아티카가 핀란드 꽃청년 밴드였을 때 냉큼 캐스팅 했어야지ㅋㅋㅋ
    아 진짜 내가 대박칠 라인업은 잘 짜줄수 있는데... 만들어만 다오~
  • hong9 2009/01/19 12:42 # 답글

    이야....라인업이 장난이 아니군요.
  • Hani 2009/01/20 07:25 #

    글쵸? 잔디밭에서 맥주나 마시면서 뒹굴거리며 보면 잼날것 같아요..
    시간표가 잘 짜져야 될텐데요.
  • 젊은태양 2009/01/19 13:08 # 답글

    근데 혼다시빅투어랑은 라인업이 완전 딴판이네요 ㅎㄷㄷ 아저씨들을 겨냥한건가
  • Hani 2009/01/20 07:31 #

    글게요.. 맞불을 놓지 않고 전혀 다른 팬층을 공략하는 모습이네요.
    혼다 시빅 투어 땐 여초중고생들에 둘러싸여 공연 봤었는데 말이죠ㅋㅋ
  • silent man 2009/01/23 02:05 # 삭제 답글

    GM이고 뭐고 다 쓰러져 나갈 정도로 자동차 판이 엉망이라는 요즘 도요타는 무슨 배짱일까요. 이 라인업으로 무료 페스티발이라니!! 이런 대인배라니!!

    허나, 그림의 떡이군요. ㅡ ㅡ;
  • Hani 2009/03/25 00:55 #

    미국 자동차 회사가 빌빌대니까 기회라고 생각하는걸까요
    그나저나 갔다왔는데 정작 Scion이나 도요타 광고는 보지도 못했네요-_- 걍 페스티벌만 하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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